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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레인 공사, 흙 구입 : 계속되는 업그레이드(유기견 보호소)

홍난영
홍난영
- 8분 걸림 -

'한림쉼터'라는 사설 유기견 보호소를 운영 대행하기 시작한 건 작년 4월 초였다. 처음부터 운영을 대행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한림쉼터 소장님 건강이 안 좋으셔서 쉼터에 거의 못 나오시게 되면서 어쩌다 그렇게 되었다.

본래 한림쉼터엔 '리더'라는 역할이 있었다. 소장님을 도와 봉사자분들과 달리 조금 더 적극적으로 쉼터 운영에 참여했던 듯 하다. 한림쉼터 리더는 그간 개인분들이 맡아오셨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리더가 꽤 오랫동안 공석이었다.

이에 제제프렌즈가 리더를 맡아보겠다고 제안드렸고, 우선 6개월 동안 하는 것으로 협의, 상호 협력 협약서도 썼다. 6개월 후 연장 가능한 것으로.

그런데 소장님께서 그 6개월이 채 가기도 전에 돌아가셨다. 협약의 주체가 없어졌으니 연장의 의미도 없어졌지만 130여 마리가 넘는 유기견 아이들을 그냥 두고 나올 순 없었다. 그래서 현재까지도 운영을 대행하고 있다.

2022년 4월 초, 한림쉼터의 모습

소장님을 필두로 서포트 역할을 하리라 생각했던 것과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게다가 4월 중순, 주홍이라는 아이의 동물학대 사건이 일어나자 쉼터 정비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소장님에게 어떠한 인수인계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심지어 애들 이름조차 전달받지 못했다) 쉼터 정비라니... 게다가 우리는 견사에 대한 어떠한 것도 잘 알지 못했다.

특히 홍난영은 더했다. 김호정은 일명 '호가이버'로 손재주가 좋았고 이것저것 아는 것도 있었지만 홍난영은 그렇지 못했다. 샌드위치 판넬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고 벽돌 한 장 사는 것도 낯설었다. 그래서 이런 글도 썼었다.

시멘트 벽돌(일명 브로크)에 대해
한림쉼터(유기견 보호소)를 관리하다 보면 태어나 처음 하게 되는 것들이 많다. 샌드위치 판넬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고, 낫질도 흔히 하지 않는데 해보게 되었다. 기타 강아지들 견사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를 하게 되었으니... 그중 하나가 바로 브로크라 불리는 시멘트 벽돌이다. 정식 명칭은 뭔지 모르겠다. 아래 사진처럼 구멍이 나있는 시멘트로 만든 벽돌인데

이제 곧 4월이다. 한림쉼터 리더를 맡은 지도 1년이 되어가는 거다. 사계절을 다 지내보았고 쉼터 관리에도 어느 정도 배울 수 있었다. 도와주시는 분들도 늘어 작년 이맘때와는 다른 상태가 되었다.

도움을 주시는 분 중 한 분은 '원사장님'이시다. 한림쉼터 사료를 착한 가격으로 대주시는 분인데 그 외에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이 부분은 언젠가 소개할 일이 있을 거다.

그날은 쉼터로 사료의 배달을 오셨던 날이었다. 우리가 쉼터에 이런 공사를 하고 싶다며 이야기를 하자 바로 그림을 그리셨다. 포크레인이 들어와 저기를 깨서 여기를 매꾸고... 등등. 그리고 아는 포크레인 기사님이 계신다며 연결해주셨다.

그리고 공사가 시작되었다.

제주도는 참 돌이 많긴 많더라. 돌 언덕을 부수는데 사진 속 포크레인으로는 어림도 없더라. 워낙 단단해서 말이다. 공사를 하다 마무리를 못 지었는데 일주일 내내 비 소식이 있어 일단 중단했다. 그래도 애들이 뛰노는 운동장 평탄화는 했고 그 외 여러 곳의 정리는 할 수 있었다.

또 한 번 원사장님을 만나 이런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사진 속 포크레인보다 더 큰 포크레인이 필요하겠단다. 그래서 한 번 더 '더 큰' 포크레인이 들어와 공사를 할 예정이다. 돌 언덕을 부수고 평탄화 작업을 한 후 견사를 더 지을 예정이다.

어제는 원사장님과 흙을 보러 갔었다. 쉼터의 견사 곳곳은 비가 오면 웅덩이가 져서 애들이 첨벙첨벙 밟고 다녀 좋지 않아서다. 그 전엔 꽤 굵은 자갈을 깔았는데 우리가 보기엔 강아지들 발에 좋지 않을 것 같아 다른 흙을 원하고 있었다.

처음 가보는 흙 파는 곳. 곳곳에 여러 종류의 흙들이 있었다. 우선 1루베만 사서 깔아보며 테스트를 해보자 하신다. 사실 우리가 원했던 자잘한 석분? 그건 없었다. 우리가 원했던 건 이런 거.

일단 찾아보고 다시 테스트해보기로 하고 원사장님은 한 트럭 구입하셨다. 1루베에 45,000원이라고 했다. 흙 종류에 따라 가격은 다를 것이다.

트럭 한 대가 있는 것이 이렇게 유용할 줄 몰랐다. 폐기물도 갖다 버릴 수 있고, 흙도 사다 나를 수 있다. 홍난영이나 김호정이나 운전면허가 2종 보통이라 트럭을 몰 수는 없지만 은근 탐나는 게 또 트럭이다. 물론 아직 트럭을 살 수 있는 형편은 못 된다(유기견 보호소에서 말이다).

저 만큼이 1루베라고 한다

유기견 보호소 하나를 운영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강아지들의 '밥물똥'을 해결해준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그게 시작이다. 아픈 아이들은 병원에 데려가서 치료해줘야 하고 견사도 끊임없이 보수해야 한다. 물론 우리가 모두를 하는 건 아니다. 원사장님처럼 도움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견사 보수를 해주시는 등 여러 가지 부분에서 도움 주시는 분들이 많다. 그분들이 아니었으면 쉼터 운영이 너무너무 힘들었을 것이다. 아는 것도 별로 없고 말이다.

서울에 살 때는 벽돌이 웬 말인가, 포크레인이 무엇인가.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다니며 사람들 만나고 강연하고(가끔) 글이나 쓰고 살았는데 제주에서의 삶은 정말 버라이어티하다.

어떤 분들에겐 익숙한 세계겠지만 우리에겐 새로운 세계이고 계속해서 그 세계가 확장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는 더더욱 확장될 것이다. 한림쉼터가 생긴 지 오래된 만큼 견사들은 점점 낡고 있으니... 언젠간 견사들도 대대적으로 보수하거나 새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제주에서 인생 시즌 2를 제대로 맞이하고 있다.

한림쉼터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hallim_animal_shel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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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쉼터사람 둘

홍난영

동물보호단체 '(사)제제프렌즈' 대표입니다. 제주 한림쉼터(유기견 보호소)를 운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