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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를 보내고

홍난영
홍난영
- 3분 걸림 -

정작 키위를 보내줄 때는 덤덤했는데 집으로 돌아와 인스타에 소식을 올리는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그때 김호정은 다른 방에 있었기에 들키지 않을 수 있었다. ;;

오늘은 '강아지'라는 존재가 이상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키위와는 다른 존재지만 또 같은 존재. 네 발로 걷고, 귀가 쫑끗 서 있고, 해맑게 웃는 존재, 강아지가 다 낯설어 보였다.

겉으론 아닌 척했지만, 속으로는 충격이었나보다.

나란 인간, 스스로의 감정 캐치를 못 하기로 유명하다. 나도 나의 감정을 모른다. 그런데 꽤나 슬펐던 모양이다.

컨테이너 밑에 엎드려 가버린 키위를 꺼내야 했다. 이미 딱딱하게 굳은 녀석의 다리와 얼굴을 만졌다.

그렇구나. 그때 느낀 낯설음이 강아지에 대한 낯설음으로 다가오는 거구나...

별이 된 키위

마치 내가 동물보호단체를 하지 않은 것처럼. 서울에서 한량처럼 살던 그 순간으로 되돌아가 버린 듯. 오늘도 한림쉼터를 위한 일을 계속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듯.

내가 한림쉼터 리더로 들어간 후(2022년 4월) 여덟 아이가 별이 되었다.

처음엔 자기들끼리 싸우다 물려 죽기도 했다. 상상이, 누리(푸들), 보훈이. 그때의 한림쉼터는 그런 일이 빈번했다고 한다. 하지만 2022년 5월 이후엔 물려 죽는 애는 없어졌다.

가을이, 사번이, 이번이, 밍키, 그리고 키위.

봉사 시간에 걸려 오는 고정 봉사자님의 전화가 무섭다.

누가 다쳤을까 봐, 또 누가 별이 됐을까 봐...

별이 된 밍키

예전 소장님은 더했겠지. 물려 죽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니. 죽진 않아도 크게 다치는 경우도 많았다고도 한다. 소장님은 쉼터에 가는 걸 무서워하기 시작하셨다. 아마도 소장님에게 한림쉼터는 애증의 존재가 아니었을까.

사랑해서 거둬들인 아이들이지만 한계를 넘어서고부터는 두려움으로 다가왔을 아이들.

내 마음도... 소장님의 그것과는 다르겠지만 딱딱해질 것이다. 아이들은 계속 별이 될테니... (노견들이 꽤 많다) 시간이 흐르는 만큼 정이 더 쌓일 것이고, 그 정은 다시 아픔으로 다가올 것이다.

어쩌자고 사람들은 개를 버리는가, 학대하는가...

별이 된 가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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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쉼터

홍난영

동물보호단체 '(사)제제프렌즈' 대표입니다. 제주 한림쉼터(유기견 보호소)를 운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