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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면, 압도적으로 재미있게 하자

홍난영
홍난영
- 7분 걸림 -

나(홍난영)는 떡볶이를 참 좋아했다. 물론 지금도 좋아해서 2~3달에 한 번씩은 떡볶이를 먹는다. 서울에 살 때는 떡볶이 투어를 다닌 적도 있다.

갑지기 왜 떡볶이 이야기냐고? 떡볶이를 많이 먹다보니 그와 관련된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그게 대부분 경영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맛있는 떡볶이도 좋지만 '맛있다'는 건 나에게 '맛있다'는 거지, 떡볶이의 다양한 맛을 탐구하는 것과는 다르다. 내가 맛있어하는 떡볶이를 먹는 것으로 족하다.

중학생 때는 학교 근처에 떡볶이 집이 진짜 많았다. 우리 학교는 여중, 여고, 여상이 함께 있었고 주변에도 중학교가 둘이나 더 있었다. 그래서였을 거다. 그 수많은 떡볶이집들은.

내가 단골로 가는 곳은 따로 있었지만 친구들과 다니다보면 여기저기를 가볼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막연하게 왜 이 집은 손님이 많고, 저 집은 손님이 별로 없을까, 친구들은 왜 굳이 이 곳의 단골이 되었을까. 이런 생각들을 했었다.

고등학교에 가서는 생각의 차원이 조금은 업그레이드됐다. 잘 되는 가게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떡볶이 맛을 탐미하는 친구들과 달리 나는 (남이 볼 때는) 멍 때리며 가게 경영에 대해 생각했다. 물론 그때는 경영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으므로 그냥 내 맘대로 생각을 했다.

대학에 가서는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됐다. 마침 전공이 경영정보학이어서 그랬을까? 그렇다하더라도 뭐... 그리 깊은 생각은 아니었다.

우리 과는 학교 후문 쪽과 가까웠는데 후문 쪽엔 포장마차형 떡볶이집이 3개가 있었다. 그런데 셋 중 가운데 집만 손님이 없고 나머지 둘엔 손님이 많았다. 학교를 늦게 다닌 나는 주로 혼자다녔던터라 중간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근데 맛이 없어도 너무 맛이 없었다. 그래서 여기가 제일 손님이 없구나.

그 다음엔 옆집에 가보게 되었다. 여긴 손님이 많았으니 맛이 있겠지. 아... 그런데 거기도 맛이 없었다. 그런데 왜 손님이 많았던 거지?

나름 결론을 내린 것은 중간집보다 미세하게 맛이 더 있거나 사장님이 서비스를 많이 주거나, 여튼 뭔가의 장점이 중간집보단 더 있을 거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아니, 맛을 좀 더 개선하고 서비스를 풍부화하면 다른 곳은 몰라도 셋 중엔 1등을 할텐데 그걸 왜 안 하지?


오늘도 역시 서두가 길었다.

나는 20대부터 경영 관련 서적을 참 많이 읽었다. 그중에는 이해가 되는 것도 있고 안되는 것도 있고, 웃기시네~ 라는 것도 있었다. 지금도 경영 관련 서적이 제일 재미있다. 떡볶이로 본 과거를 돌이켜보면 나는 천성이 그런 애인 것 같다.

사람이 아무 이유없이 관심을 갖는데는 '천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는 예체능엔 도통 관심이 없고 싫어하기 까지 한다. 음악, 미술, 체육이 정말 싫었고 성적도 가장 나빴고 이해도 되지 않았다. 그쪽엔 타고난 재능이 1도 없는 거다.

Gaining a deep understanding the problems that customers face is how you build products that provide value and grow. It all starts with a conversation. You have to let go of your assumptions so you can listen with an open mind and understand what’s actually important to them. That way you can build something that makes their life better. Something they actually want to buy.
Photo by Headway / Unsplash

그럼 사업을 잘 하나? 아니다. 사업은 못 한다. 그냥 경영 관련 책을 읽는게 재미난 거다. 그래서 그냥 읽었다. 별 수 없지 않은가. 그게 제일 재미있는 분야인데.

나이가 들면서 영리기업만 사업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또 기업 운영만이 사업은 아니었다.

작은 동아리를 운영하는 것도 사업이고 경영이었다. 비영리단체를 운영하는 것도 사업이고 경영이었으며 유기견 아이들을 돕는 것도 '후원사업'이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나라는 인간이 사업이나 경영을 아주 못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도 했다(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나의 '업'은 제주 유기동물을 돕는 것이다. 업의 본질을 강화하는 것, 제제프렌즈를 운영하는 것, 한림쉼터를 운영하는 것, 또 최근에 시작된 '동물사랑' 초등학교 교육사업도 다 사업이고 경영이다.

간식 먹는 통키와 노을이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고?

요즘은 경영 관련 서적이 더 재미있다. 왜? 나의 업에 적용해볼 수 있으니까.

가끔은 너무 경영 서적만 읽어서 문제가 아닐까 싶다. 나는 통찰력도 갖고 싶고 내가 하는 일을 인문학과도 접목시켜보고 싶은데 이상하게 다른 분야 서적은 재미가 없다. 물론 재미가 없어도 공부해야하는 건 있지만 왜 그리 지루하고 따분하기만 한지.

그래서 이 글을 쓴다.

나도 한 분야의 책만 읽는게 불안하지만 재미있는 걸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걱정이라고 하소연하는 거다.

한 편으론 통찰력이니 뭐니 그런 것들은 내 욕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긴 한다. 어쩌면 나는 그런 걸 획득할 깜냥이 못될 수 있다. 그런데 욕심만 많아서 '하고싶어하고싶어하고싶어' 타령을 하는 거 아닌가.

그러면서 경영 서적을 또 신나게 읽는다.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건데 '밀리의 서재'에서 발견되어 또 읽으려하는 거다.

아무래도 나는 통찰력은 죽을 때까지 못 가질 것 같다. 욕심 부리지 말자. 인생 별 거 있나, 한 조각의 재미라도 있어야지. 욕심 부리지 말자. 대신!!

좋아하는 거라도 잘 하자. 제대로 하자. 압도적으로 하자.

이것이 오늘의 결론이다(쓰면서 정리하는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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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둘

홍난영

동물보호단체 '(사)제제프렌즈' 대표입니다. 제주 한림쉼터(유기견 보호소)를 운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