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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 1호, 탐탐이와 제제

홍난영
홍난영
- 4분 걸림 -

제주에 내려온 지 2년쯤 됐을까, 문득 강아지를 입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호정은 본인이 강아지를 키울 수 있을까 고민한 세월이 8년이라고 한다. 나는 그정도는 아니었지만 어릴 때 엄마, 아빠가 데려온 강아지가 아닌 내가 선택한 강아지와 죽을 때까지 함께 한다는 사실은 꽤나 묵직했다.

강아지를 입양할 거라면 유기견을 데려오고자 했고 아마도 그때부터 검색을 했을 것이다. 어디서 어떻게 데려올 수 있는지를 말이다. 그렇게 제주동물보호센터를 알게 되고 아이들의 정보가 올라와 있는 ‘포인핸드’앱을 알게 되었다. 몇 개월 동안 포인핸드를 보다가 드디어 내 시선을 끄는 아이를 만나 제주동물보호센터에 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날은 공교롭게도 입양이 가능한 날이 아니었다. 하지만 직원분은 아이를 보여주겠다며 들어가시더니 강아지 두 마리를 데리고 나왔다. 둘이 남매라고 했다. 세상에. 포인핸드를 볼 땐 한 아이, 한 아이만 봤지, 같은 곳에서 발견된 강아지들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었다.

하지만 강알못(강아지를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 갑자기 두 마리를 데려온다는 건 정말 부담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다음날 원래 계획대로 한 마리만 데리고 왔고 그 아이는 ‘탐탐’이가 된다.

당시 나 역시도 동물보호센터에서 공고 기간이 지나도 입양을 가지 못한 아이들은 안락사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남은 아이를 볼 자신이 없어 포인핸드를 지워버렸다.

탐탐이를 데려온 날은 2017년 12월 21일이었다. 녀석은 심한 감기에 걸려있었고 매우 말라 있었다. 게다가 다른 개에게 물린 상처도 있었다. 녀석을 병원에 매일 데려가 치료하고 잘 먹여 살찌우면서 건강을 회복시켰고 예방접종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 

집중 케어의 시간이 지나자 두고 온 탐탐이의 남매가 생각났다. 나는 김호정과 종종 남은 아이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혹여나 강아지별로 갔을까 봐 차마 안부를 묻기가 두려웠었다.

그러던 2월의 어느 날, 용기를 내어 포인핸드를 다시 깔았다. 그리고 녀석을 찾았는데 ‘보호 중’이라는 문구가 보였다. 심장이 뛰었고 이를 본 김호정은 그 애를 입양해야겠다고 했다. 혹시 몰라 동물보호센터에 전화를 했더니 정말로 아직 보호 중이라고 했다.

그 애 우리가 입양할게요!! 혹시라도 안락사가 될까봐 예약 아닌 예약을 걸어두고 3월 2일 김호정은 그 아이를 입양했다. 그 아이가 바로 ‘제제’다. 탐탐이와 제제는 다시 만났을 때 서로를 알아보며 꼭 붙어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더욱 마음이 아팠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날 둘 다 데리고 오는 건데… 이 감정은 나중에 제제프렌즈를 만드는 씨앗이 된다. 유기견을 입양하고 내 인생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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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탐라김제주

홍난영

동물보호단체 '(사)제제프렌즈' 대표입니다. 제주 한림쉼터(유기견 보호소)를 운영합니다.